모야모야병(Moyamoya disease, MMD)은 주로 내경동맥(Internal Carotid Artery, ICA)의 말단부와 중대뇌동맥(Middle Cerebral Artery, MCA), 전대뇌동맥(Anterior Cerebral Artery, ACA)의 근위부에서 점진적인 협착과 폐색이 일어나는 만성 진행성 혈관질환입니다.
전통적으로 모야모야병은 혈관 신생(Neovascularization)과 우회 혈관(Collateral Circulation)의 형성에 초점을 맞춰 연구되어 왔지만, 최근 연구에서는 **염증반응(Inflammatory Response)**과 **면역학적 이상(Immunological Dysregulation)**이 질병 발생 및 진행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증거가 속속들이 밝혀지고 있습니다.
모야모야병에서 염증반응이 중요한 이유
염증(inflammation)은 면역체계가 감염, 손상, 또는 자가면역 반응 등에 대응하기 위해 일어나는 생리적 과정입니다.
일반적으로 염증은 조직을 보호하고 회복시키는 역할을 하지만, 비정상적이고 만성적인 염증반응은 조직 손상을 가속화하고 혈관 협착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모야모야병에서는 혈관 내막(Intima)의 비후, 평활근세포(Smooth Muscle Cell, SMC)의 증식, 혈관 내피세포(Endothelial Cell)의 기능 저하 등이 관찰되며, 이는 염증반응과 연관되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혈관 내피세포 손상과 염증반응
모야모야병 환자의 혈관 조직에서는 혈관 내피세포의 기능 이상과 함께 내피세포 염증표지자(E-Selectin, ICAM-1, VCAM-1)의 과발현이 관찰됩니다.
**혈관 내피세포(Endothelial Cells)**가 손상되면, 면역세포(예: 대식세포, T세포)가 침윤하여 염증반응을 유도하고 혈관벽을 두껍게 만들거나(협착), 또는 신생혈관을 형성하려는 시도를 함으로써 비정상적인 혈관 구조가 나타납니다.
만성 염증과 혈관 협착
만성적인 염증 상태는 평활근세포의 증식을 유도하여 혈관 벽이 두꺼워지는 원인이 됩니다.
동시에 **염증 매개물질(사이토카인, Chemokines)**이 혈관벽을 손상시키고, 협착 및 폐색을 가속화합니다.
염증과 관련된 주요 사이토카인 (Cytokines)
염증반응은 다양한 사이토카인(Cytokine)과 케모카인(Chemokine)에 의해 조절됩니다.
모야모야병 환자의 혈청과 혈관조직을 분석한 연구에서는 다음과 같은 염증 매개물질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결과가 보고되었습니다.
사이토카인기능 및 역할
IL-1β (Interleukin-1 Beta) | 내피세포 활성화, 평활근세포 증식 유도, 염증 촉진 |
IL-6 (Interleukin-6) | 혈관 내피세포 손상 촉진, 신생혈관 형성 유도 |
TNF-α (Tumor Necrosis Factor-Alpha) | 혈관 내피세포 염증 촉진, 혈관벽 구조 약화 유도 |
VEGF (Vascular Endothelial Growth Factor) | 신생혈관 형성 촉진, 혈관 구조 불안정성 증가 |
MCP-1 (Monocyte Chemoattractant Protein-1) | 단핵구 및 대식세포 유입 촉진, 염증 반응 강화 |
특히 IL-1β, IL-6, TNF-α는 모야모야병에서 혈관 내막 비후와 평활근세포 증식을 유도하는 주요 염증 매개인자로 작용합니다.
VEGF는 신생혈관 형성을 촉진하지만, 모야모야병에서는 구조적으로 미성숙한 신생혈관을 만들어 뇌출혈 위험을 증가시킵니다.
면역체계와 모야모야병의 연관성
모야모야병에서 **자가면역(Autoimmunity)과 면역 체계 이상(Immunological Dysregulation)**이 중요한 역할을 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자가면역 반응의 가능성
연구에 따르면, 모야모야병 환자의 혈액에서 **자가항체(Autoantibody)**가 높은 빈도로 발견되었습니다.
특히 항핵항체(ANA, Anti-Nuclear Antibody), 항카디오리핀 항체(Anticardiolipin Antibody, ACL) 등이 일부 환자에서 검출되었으며, 이는 면역계 이상과 연관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HLA 유전자와의 연관성
일부 연구에서는 HLA-B51, HLA-DQ4 등의 특정 HLA 유전자가 모야모야병 환자에서 더 높은 빈도로 발견되었다고 보고되었습니다.
이는 모야모야병이 특정 면역학적 유전적 요인과 관련될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염증반응을 표적으로 하는 치료 가능성
모야모야병의 치료는 현재 주로 **수술적 접근법(직접/간접 혈관 우회술)**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연구에서는 염증반응을 조절하는 약물 치료가 병의 진행을 늦추는 데 도움을 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항염증제(Anti-inflammatory Drugs)
코르티코스테로이드(Corticosteroids)
염증 매개 사이토카인(IL-1β, IL-6, TNF-α 등)을 억제하여 혈관 염증을 완화할 수 있음.
그러나 장기 사용 시 부작용이 크므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함.
면역억제제(Immunosuppressive Agents)
사이클로스포린(Cyclosporine), 메토트렉세이트(Methotrexate) 등 면역 반응을 억제하는 약물들이 연구되고 있음.
아직 임상적 효과는 명확하지 않으므로 추가 연구가 필요함.
항산화제(Antioxidants)
활성산소(ROS, Reactive Oxygen Species)를 줄여 혈관 내피세포 손상을 방지하는 치료 전략이 연구 중.
예: 비타민 E, N-Acetylcysteine(NAC) 등이 후보 물질로 제시됨.